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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 감독은 작심한 듯 폭탄발언을 쏟아냈다. 시작부터 "광주 팬들이 원정을 오셔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응원이 우리에게 과분할 정도였다. 선수들이 그 정도로만 경기를 뛰었다. 팬들에게 할 말이 없다. 그냥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의미 없는 축구를 했다. 오늘 경기로 많은 걸 느꼈다"며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발언들은 직접 들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여기에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나도 거품이 많이 끼어있고, 선수들도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 구단도 작년 ACL(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나가는 3위가 기적이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구단이 내려놨으면 좋겠다. 팬들에게도 미안하지만 내려놨으면 좋겠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는 것도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여름 영입이 없어 선수들이 안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은 이적설이 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팀에 대한 애착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다.", "카페에서 새벽 3시, 4시까지 공부하는 게 선수들에게 과분한 것 같다. 앞으로 나도 건강을 챙기면서 여유롭게 선수들과 구단에 맞추겠다.", "플레이오프에 가서 극적으로 살아남는다면 선수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
자극적인 말들에 쌓여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는 마치 이 감독이 경기장 안팎에 걸친 일련의 사건들로 지쳤음을 드러내는 듯했다. 실제로 이 감독은 "내가 많이 힘들다"고 말하는가 하면 "내가 이렇게 많은 짐을 짊어져야 하나 싶다. 내려놓고 싶다"며 팀에 좋은 축구를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음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