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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패하면 기분이 좋지 않은 건 당연하다. 나는 이동경의 악수 거부가 비매너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선수라면 이럴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패했는데 실실 웃으며 상대팀 선수들과 수다를 떠는 실라지보다는 화가 잔뜩 나 있는 이동경이나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 같은 선수들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동경의 악수 거부는 전세계에 알려지면 부끄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감정 이입을 해보면 그 상황에서 나도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한다. 물론 이동경이 상대에게 예의를 갖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경기에서 졌으면 매너에서라도 이겼어야 했다.
하지만 이 행위에 대한 협회의 입장이 더 실망스럽다. 과연 이게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한 행위였나. 아니라는 걸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협회는 이동경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방역 수칙을 내세웠는데 그렇게 따지면 황의조와 정태욱은 더 민망한 상황이 된다. 경기 종료 후 황의조와 정태욱 등은 뉴질랜드 선수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경기에서 지고도 예의를 갖추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첫 경기 패배에 대한 화가 조금 수그러 들었다. 하지만 협회의 변명이 정당화 되려면 상대 선수와 악수한 황의조와 정태욱은 방역 수칙을 위반한 선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