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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는 A매치 데뷔 골을 기록한 뒤 양손을 귀에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대표팀 경기에서 팬들이 ‘주민규’를 외치기까지 무려 34년이 걸렸다. 팬들의 환호를 더 크게, 더 오래 그리고 더 소중하게 듣겠다는 뜻의 세리머니다. 앞으로 더 자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은 주민규에게 ‘주리 케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주민규의 이름과 잉글랜드의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31·바이에른 뮌헨)의 이름을 합친 말이다. 케인은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32·토트넘)과 콤비를 이뤘던 스트라이커다. 주민규는 “(손)흥민이와 뛰면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춘 것처럼 자연스러운 플레이가 나온다. ‘주리 케인’이란 별명을 지킬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민규는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발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슈팅 훈련을 했고,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2015년 2부 창단 팀 서울 이랜드 FC로 이적하면서 포지션도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바꿨다.
주민규는 2026 북중미월드컵이 개막할 때면 36세가 된다. 그는 “팬들이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라는 플래카드를 만들어 선물해주셨다. 이제 다음 A매치만 보고 열심히 달리겠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서른넷 주민규의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는 것”이라며 빙긋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