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주민규 인터뷰
- 데뷔골과 도움 3개를 기록했는데, 무엇이 더 좋았나요?
당연히 데뷔골이다. 나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골을 좋아한다.
- 대표팀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고 하루가 지났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전에는 이렇게 인터뷰를 못했다. 골 넣으니까 인터뷰도 할 수 있게 됐다.
- 이전까진 대표팀 이야기할 때마다 '가족들한테 미안하다. (가족들이) 가슴 아파한다'고 했다. 지금은 달라졌을 것 같은데
그전에는 대표팀 명단에 못 들었는데, 내가 많이 부족해서 안 됐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채찍질하면서 견뎌냈다. 가족들은 내가 최고라고 생각해서 항상 '왜 안 될까'라는 실망감을 가졌다.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리지 못해 가족들에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한을 풀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오랜 기간 뽑히지 않았지만 계속 기다리고 노력했다.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은데
사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가족들이 먼저 포기를 하지 않더라. 끝까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기 때문에, 나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 뒤늦게 데뷔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의미 있는 기록들을 세워나가고 있다. A매치 최고령 데뷔골 2위에도 올랐는데
'내가 나이가 꽤 많구나'라는 생각을 또 했다. 다르게 표현하면 나이가 많아서 더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에 동기부여를 갖고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 A매치에 데뷔했던 3월과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조금 더 편안해졌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긴장도 많이 하고, 어색하기도 했다. 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두 번째 들어왔을 때는 선수들과 소통 같은 것들이 자연스러워졌다. 경기장에서 그런 모습들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 이제 2년 뒤 월드컵 본선도 꿈꿔볼 수 있게 됐는데
그런 꿈은 꾸지 않는다. 당장 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해야 그다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하나씩 풀어나갈 생각이다.
- 2년 전 프랑스 스트라이커 지루가 36세에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했다. 마침 다음 월드컵 때 주민규 선수의 나이가 딱 36세다. 앞선 베테랑들의 활약이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데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동료들이 '그건 프랑스의 지루고, 넌 주민규다'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한다. 사실 나도 (월드컵을) 생각하진 않고 있다. 일단은 다음 A매치, 다음 경기, 앞에 있는 것부터 잘하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