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레스쿠 감독 부임과 함께 전북을 떠난 그는 지난 5개월 동안 지도자 P급 강습회를 이수하는 동시에 말레이시아에서 운영 중인 자신의 축구 교실을 관리하기 위해 국내외를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K리그1, 2 경기를 꾸준히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리그의 상황,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 전북 감독대행으로서 보여준 모습은 정식 감독 김두현에 대한 일종의 티져였다고 봐도 될까?
큰 경험이었고, 감독이라는 직업의 맛을 알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때 나온 성과를 스스로 과대평가하진 않으려고 한다. 그런 스쿼드, 환경 속에서 감독을 하는 날이 내 미래에 또 있을지 알 수 없다. 감독대행이었고, 선배인 박지성 디렉터도 부담 없이 하고 싶은 걸 해 보라고 했기에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더 고민하고, 공부해야 하는 시기다.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답을 제시할 수 있게 내적인 능력을 단단히 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 감독대행으로 치른 8경기 중 내용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경기는 무엇이었나?
울산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준비한 경기 컨셉과 계획대로 흘러갔다. 상대 대응을 예상한 교체와 전술 변화로 결과를 잡았다. 3개의 계획을 갖고 나갔다. 일단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넣은 박진섭을 변칙적으로 이용해 센터백 사이로 내려 울산의 하프스페이스 공략을 막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조규성을 투입해 구스타보와 투 스트라이커로 압박해 울산의 전진을 막으며 앞에서 싸움을 붙였다. 마지막 승부처에 문선민을 투입해 상대가 라인을 올릴 때 속도 싸움으로 결과를 가져오려고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딱딱 맞아 떨어졌다.
- 마지막으로 축구 내용적인, 전술적인 것을 넘어선 감독 김두현의 상(像)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이 의지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축구적인 만족을 주는 감독이 되길 원한다. 삶은 그렇다. 충족 다음에는 만족이 있어야 한다. 최근 김기동 감독님, 이정효 감독님이 그런 방식을 통해 선수들과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좋은 축구를 통해서 선수의 숨은 가치를 찾아준다면 그게 곧 감독의 리더십이 될 거라 본다. 선수들 머리 속에도 모두 각자가 그리는 축구가 있다. 그 축구가 대부분 옳다. 그걸 하나로 잘 엮어서 선수들이 같은 방향으로 시야를 모으게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 본다. 팀의 목표를 위해 선수단의 사고를 집중시키도록 축구적인 면에서 좋은 답을 제시하는 감독이 되는 것이 목표다.
6월에 누가 웃나 봅시다 두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