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싶었던 유니폼을 겨우 구했지만 그 상태가 별로인 것만큼 슬픈 일은 없겠죠. 그런 분들께 도움이 조금이나마 되고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응급처치할 유니폼은 '판타지스타' 로베르토 바조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착용한 유니폼입니다. 당시 결승전 승부차기 실축으로 인해 준우승한 아픈 기억이 있는 유니폼이기도 하죠.
번개장터에서 배송비 포함 14만원에 업어왔습니다. 이 정도의 올드 유니폼을 10만원대 초반에 샀다는 건 엄청난 노다지죠.
연식이 오래된 유니폼이라 그런지 마킹 상태가 매우 안 좋았습니다. 접착제의 수명이 다 되어 조금만 잡아당겨도 떨어질 정도입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마킹 재질이 비닐이 아니라 튼튼한 천 재질이라는 것입니다. 오버더피치 울산 1996 레트로 유니폼의 마킹 재질과 동일합니다.
오늘 사용할 것은 다이소에서 산 섬유 접착제입니다. (참고로 미성년자는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사용법은 뒷면의 설명대로 하시면 됩니다.
접착제가 옷에 스며들어 이염이 될 수 있고, 붙이는 면을 평평하게 만들고자 옷 안에 두꺼운 판을 넣어줍니다. 저는 울산 클래퍼를 두 장 겹쳐 사용했습니다.
마킹지 뒷면에 접착제를 바른 후, 5분간 기다린 뒤 붙입니다.
붙인 뒤 무거운 책 등으로 30분간 눌러줍니다. (늘 그렇듯,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힘듭니다.)
30분이 지났으면 천을 덮은 후 다림질을 해줍니다. 저는 흰 반팔티를 사용했고, 다리미 온도는 중간 정도로 했습니다.
조금 뜬 것 같아 보이는데, 접착제가 새어나올까 봐 가장자리에 골고루 바르지 못해 그리 되었습니다.
잘 붙었습니다. 만져 보니 원래보다 훨씬 강하게 붙어 있습니다.
처음 해본 일이다 보니 미진한 부분이 많네요. 그럼에도 실수하지 않고 유니폼을 살려 가치를 높인 것이 마음에 듭니다. 다들 소중한 유니폼 잘 관리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