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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를 앞두고 광주 구단 관계자들은 홈 경기를 준비하다가 깜짝 놀랐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은 벤치가 이동식이어서 경기가 없는 날이면 덮개를 씌워서 건물 안으로 이동해 보관한다. 경기 날 오전 이 덮개를 벗겨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덮개를 벗겨보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 네 마리가 시트에서 꼼지락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네 마리 아기 고양이는 주말 동안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날씨가 추운 가운데 길고양이가 출산을 위해 장소를 찾다가 따뜻하고 폭신한 벤치에서 아기 고양이를 낳은 것이다. 이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주 구단은 지난 해 4월에도 똑같은 경험이 있었다. 구단에서는 아기 고양이가 태어나면 일단 119에 신고하고 동물보호단체에 연락한다. 지난 해에도 세 마리의 아기 고양이는 광주 구단의 신고를 받은 뒤 출동한 동물보호단체에서 데리고 갔다. 올해도 광주 구단은 이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신고를 했다.
이 와중에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조심스럽게 벤치를 경기장으로 옮겼다. 아기 고양이들이 놀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방침상 아기 고양이를 함부로 만져 이동시키지 않고 그대로 두고 신고하는 게 원칙이라 만지지 않고 신고 후 대기했다. 아기 고양이 네 마리는 서로에게 몸을 의지하며 광주 선수단 벤치에서 꼬물거렸다. 지나가던 관계자들도 한 번씩 지나가다 애정 어린 눈빛으로 이 고양이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경기 두 시간 전 119 대원들이 경기장으로 와 조심스럽게 아기 고양이를 데리고 갔다.이 고양이들은 119에서 광주시 동물보호센터로 이동한 뒤 한 동안 키우다가 키울 사람이 생기면 양육자에게 맡겨진다. 광주 구단 관계자는 “우리 구단 벤치에서 밤새 새 생명이 네 마리나 태어났다. 어린이날을 태어나서 더 뜻깊다”면서 “오늘 우리가 아기 고양이의 기운을 받아 네 골을 넣고 이겼으면 좋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