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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의 무리수가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
지난 2월 아시안컵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대한축구협회는 3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할 임시 사령탑을 찾았고,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 황선홍 감독은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모두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물론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겸임하는 사령탑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U-23 아시안컵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굳이 황선홍 감독에게 A대표팀까지 겸임토록 하는 것은 악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의 A대표팀 겸임을 발표하며 "두 팀을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많은 고심 끝에 선임 과정을 거쳤다"면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시 전적으로 전력강화위원장인 내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두 달 전 무리수를 던진 대한축구협회에 책임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황선홍 감독의 겸임을 최종 수락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정 회장은 지난해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클린스만 체제의 실패 이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책임을 회피한다면 한국 축구의 수장의 자격이 없다.
스스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역시 자신의 말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