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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불단행(禍不單行).’ 작금의 전북 현대를 보노라면 불쑥 떠오르는 사자성어다. 곤혹스러운 지경에서 좀처럼 헤어날 길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지난 17일(이하 현지 시각 기준) 펼쳐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023-2024시즌 4강 1차전에서 빚어진 결말은 전북을 더욱 궁지에 빠뜨린 양상으로 드러났다.
이 맥락에서, 전북은 궁지에 빠졌다. 스스로는 티켓의 향방에 전혀 힘을 미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8강전이 끝났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전북엔 어느 정도 희망의 빛이 남아 있었다. 통산 성적에서, 울산에 앞서(80-78점) 2위에 자리해 그나마 가능성이 약간은 더 컸다. 울산이 4강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떨어지면, 어부지리로 티켓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희망으로 끝났다. 울산은 이번 시즌 J리그의 보루인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물리치고(1-0) MDC 본선 마당을 밟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했다.
전북은 이제 알아인(UAE)과 요코하마의 행보를 초조히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행여 두 팀 가운데 한 팀이 등정을 이루고 마지막 한 장 티켓의 주인공으로 자리하면, 비운의 눈물을 흘릴 도리만 남는다.
전북이 울산의 우승을 간절히 바라며 열렬히 응원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울산이 티켓 획득의 상승세를 몰아 우승의 포효를 터뜨리면, 마지막 출전권의 행운은 전북이 누린다. ‘현대가 형제’의 엇갈린 명암 속에서, 울산의 질주가 정상까지 계속되기를 염원하는 전북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