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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지금 전성기가 올 줄이야…”
프로축구 울산 HD의 미드필더 이동경(27)은 하루 하루가 아쉬운 선수다.
국군체육부대 입대가 임박한 그는 왼발을 다루는 재주가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K리그1가 개막한지 두 달이 지난 시점에 6골(2위) 4도움(1위). 공격 포인트를 따진다면 두 자릿수를 넘기면서 가장 핫한 선수가 됐다.
안타까운 것은 이동경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가 29일 입대하면 김천 상무로 소속이 바뀌는데, 곧바로 4주 군사훈련을 받느라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
이동경은 “지금이 (선수로서) 좋은 시간이라 생각한다. 지금 군대에 가는 게 아쉽기도 하다. 훈련소 입소 시점을 늦출 수 있다면 좋겠지만…”이라고 한숨을 내쉰 뒤 “그래도 잘하고 간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아직 자신이 뛰는 마지막 경기를 결정짓지는 못했다. 입대 날짜를 감안하면 2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ACL 4강 2차전과 28일 K리그1 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이 남았다. 이동경은 “홍명보 감독님과 면담을 통해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며 “축구만 생각하면 전부 다 뛰어야 하는데, 아이 얼굴을 생각하니 제주전이 쉽지는 않다. 동료들은 요코하마전에서 ACL 결승 진출을 결정짓고 떠나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홍 감독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일본까지는 동행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동경은 김천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 적으로 만날 울산 동료들에 대한 엄포도 잊지 않았다. 시즌 초반이라지만 승격팀 김천(5승2패)이 2위, 디펜딩 챔피언인 울산(4승2무1패)이 3위다. 이동경은 “김천을 간다면 울산을 봐주지 않을 것”이라며 “울산에선 울산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김천으로 가면 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스포츠 정신”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