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daum.net/v/20240329102610423
어찌 보면 울산 팬들에게는 주민규 이상으로 이명재의 국가대표 발탁이 기뻤을 것이다. 이명재는 '스타 군단' 울산 스쿼드에서 가장 찬사받는 '리빙 레전드'다. 잠깐의 임대 혹은 입대를 제외하면 늘 울산의 왼쪽을 책임졌다. 스타 선수들을 영입했을 때 팀 내 입지가 흔들렸음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않고 경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던 '충신'이었다.
그리고 2인자 설움에 울던 울산이 지금처럼 K리그 최강자로 우뚝 서는 과정을 팬들과 같은 감정으로 견디고 극복했던 선수다. 그래서 이명재는 팬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리빙 레전드'로 불린다. 이명재도 어떻게든 울산에 남아 도전하려했던 자신의 선택에 전혀 후회가 없다. 아니, 보람을 느낀다.
Q. 울산 HD에서 오래 뛰었다. 알비렉스 니가타, 상주 상무 시절을 제외하면 계속 이 팀에서 뛰었다. 울산이 10년 동안 드라마틱하게 바뀌어가는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인데
"가끔 생각해봅니다. 제가 우리 팀에서 제일 오래 있는 선수니까요. 정말 선수들이 많이 바뀌고,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게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홍명보 감독님이 오시고 난 후부터 가장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선수들을 이끌어주시는 것을 통해 저희도 많이 변했고, 그래서 더 좋은 팀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모든 게 많이 바뀐 것 같아요."
Q. 지금이야 '원 클럽 맨'이라 찬사를 받지만, 울산에서 자리 잡는게 결코 쉽지 않았을 듯하다. 이 포지션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두루 거쳐 갔기 때문이다. 버티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듯한데
"솔직히 출전하지 못하던 시즌이 많았죠. 고백하자면, 입단 초기에는 다른 팀에 가서 경기를 뛰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했어요. 울산은 K리그에서 톱 팀이잖아요. 그래서 다른 팀에서 경기를 뛰는 것보다 여기서 경쟁해서 이긴다면 제게 더 좋은 길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힘들 때에도 그냥 이 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버텼습니다."
Q. 그 판단이 옳았다. 결국 국가대표에도 발탁됐으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팀에 갔으면 지금처럼 이런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요. 울산이라는 팀에서 경기를 뛰니까 이런 좋은 기회가 왔다고 봅니다."
Q.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는 팬들의 축하 걸개를 보며 정말 사랑받는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처음 이 팀에 왔을 때 항상 응원해주셨어요. 종종 못하면 욕도 많이 해주셨고요(웃음). 그런 분들이 계셨기에 제가 이 팀에서 계속 살아남고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볼 때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저도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함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