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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핀 꽃’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첫 무대부터 맹활약을 펼친 주민규(울산)가 이제 A매치 데뷔골에 도전한다.
데뷔전에서 주민규의 역할은 ‘골잡이’보다는 ‘도우미’에 가까웠다. 후반 19분 교체되기 전까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상대 수비를 등지며 다른 공격수들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 공격 기회를 여러 차례 창출했다. 손흥민의 선제골이 나왔던 장면에서도 주민규는 우측 측면으로 파고들며 상대 수비의 시야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황선홍 감독의 주문을 그대로 이행한 플레이였다. 주민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경기 초반에는 블록 역할을 하다가 중반부엔 미들 지역으로 내려와 (손)흥민이나 (정)우영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황 감독도 이에 대해 “주민규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미드필더 출신답게 뛰어난 발밑도 자랑했다. 패스는 7회로 볼 터치 기회가 그리 많진 않았지만 정확도는 100%에 달했다.
4차전에선 ‘K리그 대표 골잡이’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첫 경기에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쳐 데뷔골로 아쉬움을 털어내야 한다. 주민규는 전반 20분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맞고 나온 세컨볼을 마무리하지 못했던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두 번째 경기는 더 여유 있게 제가 좋아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목표는 “데뷔골”이라고 전했다.
주민규가 이번 2연전에서 모두 눈도장을 찍는다면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도 충분히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은 이렇다 할 주인이 없는 상태다. 조규성(미트윌란)은 부진이 길어지고 있고, 오현규(셀틱)는 이번에 아예 승선하지 못했다. 주민규가 다시 한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빈자리를 꿰찰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