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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은 예정보다 빨라진 울산과 만남에 대해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울산은 원래 3월 30일에 K리그에서 전북과 올 시즌 첫 더비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8강 대진으로 전북과 울산은 3월에만 두 번 더 만나게 됐다. 친정팀과 맞대결이 성상된 김태환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8강전이 확정된 뒤 울산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지금 정리가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답하기가 죄송스럽기도 하고 여러모로 그렇다"라며 대답을 피했다.
경기 후 김태환은 울산 팬들 앞에 직접 섰다. 경기 종료 직후 김영권과 포옹을 나누는 등 울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홀로 원정석으로 걸어갔다. 긴장된 표정으로 걸어간 김태환은 울산 팬들을 향해 90도로 숙여 인사한 뒤 돌아섰다. 더 이상의 야유는 없었다. 울산 팬들은 김태환의 인사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걸로 대신했다. 김태환은 다시 돌아서서 전북 벤치쪽으로 향했고 전북 팬들은 "김태환!"을 외치며 응원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김태환은 별도의 인터뷰를 갖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김태환의 심정은 송민규가 대신했다. 송민규는 이날 선제골을 터뜨린 뒤 김태환에게 달려가 안겼다. 이 세리머니에 대해 "득점 순간 태환이형이 그냥 생각났다. 그리고 태환이형이 얼마나 힘든 지도 알고 있고, 저희도 태환이형의 이적에 관해서도 안다. 제가 말할 건 아니다. 나중에 직접 말씀하시겠지만 힘든 부분들을 굉장히 잘 알고 있다"라며 김태환의 상태를 전했다.
김태환에게 가혹한 건, 3월에만 울산을 두 번 더 만나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오는 12일 2차전은 자신이 활약했던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다. 이적 후 처음으로 울산 홈팬들 앞에 설 김태환의 마음은 어떨까.